우리가 왜 공연기획을 공부하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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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아트홀 뮤지컬 전문 아카데미 공연 프로듀서·매니지먼트 3기 수강생 요시다 에리(왼쪽), 박지용(가운데), 여태은(오른쪽)

뮤지컬 산업이 커지면서 관객은 물론이고, 뮤지컬 산업에 종사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몇 년 새 각 대학에서 공연 관련 학과를 만들며 인재양성에 나서고 있지만, 현장의 목소리가 담긴 ‘실무’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에겐 역부족이다. 그래서일까. 최근 공연계 안팎에선 지난 3월부터 문을 연 충무아트홀 뮤지컬전문아카데미에 대한 관심이 상당하다. 현재 3기를 운영중인 뮤지컬 아카데미는 공연계 내로라하는 프로듀서, 공연 제작자, 기획자, 안무가 등을 강사로 내세운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수강생들은 뮤지컬의 역사, 이론과 같은 딱딱한 이야기가 아닌 ‘뮤지컬이 만들어지는 A부터 Z까지의 과정’을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로 배울 수 있다는 점을 아카데미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다.
지난 9월부터 충무아트홀 뮤지컬전문아카데미 공연 프로듀서·매니지먼트 3기 수강생인 박지용, 여태은, 일본인 요시다 에리 씨를 만났다. 이들은 해운물류 대기업 인사팀 직원, 전직 공연기획사 직원, 외국인 이라는 각기 다른 특색을 지녔다. 아카데미에 등록하게 된 이유도 저마다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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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박지용씨는 10여 년 전부터 꾸준히 1년에 평균 80여 편의 뮤지컬을 관람하는 뮤지컬 마니아다. 박씨는 “10여 년간 국내 뮤지컬 작품은 거의 대부분 봤다”“관객 입장에서 나름의 작품을 평가하는 기준과 관점이 생기게 됐지만, 그럴수록 더욱 회전문 관객 수준의 마니아가 아닌 전문적인 관점에서 작품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갖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가끔 관객 입장에서 ‘제작자는 왜 저런 공연을 만든 걸까’ ‘상업적 목적으로 만든 걸까’ ‘예술적 취향에서 나온 작품일까’ 의문이 드는 경우가 많았다” “확실히 수업을 들을수록 과거와 달리 관객의 입장만이 아닌 제작자의 입장을 생각하게 되면서 작품을 통해 얻어가는 것이 배가 됐다”며 웃었다.
“얼마 전 뮤지컬 신데렐라를 보고 나오는데 ‘왜 이렇게 작품이 올드한 느낌이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다가 충무아트홀 벽면에 걸린 신데렐라 포스터에 적인 브로드웨이 창작자들의 이름을 보고 무릎을 쳤어요. 아카데미 수업에서 1940년대 브로드웨이의 황금시대를 이끈 인물이라 배운 리처드 로저스 등이 만든 작품이더라고요. 수업을 듣지 않았다면 단순히 한국 연출가들이 올드하게 풀었구나 라고 오해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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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기획사에서 홍보팀 직원으로 일하다 현재 미국 브로드웨이 유학을 준비 중인 여태은 씨는 “올 초 공연예술대학원과 충무아트홀 뮤지컬전문아카데미를 놓고 저울질을 했었다” “주변에서 공연예술대학원은 주로 실무보단 인맥을 쌓을 수 있고, 충무아트홀 뮤지컬전문아카데미는 잘나가는 현업 종사자들에게 실무를 배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해서 아카데미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여 씨는 “사실 배우 아카데미나 실용음악 학원 들은 많은데 공연 기획이나 제작과정을 커리큘럼으로 하는 곳은 많지 않기에 충무아트홀을 더욱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저는 누구보다 대학생들에게 충무아트홀 뮤지컬 아카데미를 추천하고 싶어요. 제가 대학생이었던 몇 년 전만 해도 공연분야에서 일하고 싶어도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게 고작 공연 홍보 서포터즈 정도였거든요. 나름의 장점은 있지만 공연 실무 전반에 대해 알긴 사실 어려웠죠. 반면 공연계 입문을 꿈꾸는 대학생들에게 뮤지컬전문아카데미는 업계를 제대로 알아갈 수 있는 좋은 기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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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경희대 교환학생으로 한국을 찾았다 한국 뮤지컬의 매력에 뿍 빠지게 된 일본인 요시다 에리 씨는 “교환학생 시절 한국에서 1년간 120편정도 뮤지컬을 관람했다”“한국 뮤지컬은 일본 뮤지컬과는 다른 힘이 상당하다”“충무아트홀 뮤지컬전문아카데미를 통해 한국 공연 제작사에서 일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고 싶고, 가장 큰 꿈은 훗날 공연 프로듀서나 기획자가 돼 한일 공동 제작 뮤지컬을 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2009년 5월부터 10개월간 일본 도쿄도 토시마 구립 무대예술 교류센터에서 아트매니지먼트 연수(무대제작, 워크숍 기획 및 운영, 홍보 등)과정을 거친 그는 “한국 뮤지컬과 일본 뮤지컬의 가장 큰 차이는 ‘에너지’에 있는 것 같다”“한국 뮤지컬에선 특유의 강한 에너지가 느껴진다. 아카데미 수업을 현장 실무자들에게 배우면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엿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얼마 전 조용신 감독(뮤지컬 모비딕 연출 및 평론가 활동)과 쇼노트의 송한샘 이사님이 실제 작업 중인 작품의 기획단계와 단계별 계획 등을 보여주시며 강의해주셨어요. 쇼노트의 작품의 경우 ‘조로’ ‘구텐버그’ 등 실제로 제가 관람한 경우가 많았죠. ‘내가 무대에서 봤던 작품들이 실제로는 이런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구나’ 라는 생각이 드니 수업에 더 몰입할 수밖에 없고 남는 게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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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아트홀 뮤지컬전문아카데미는 ▲뮤지컬 창작과정(극작 기초, 창작 협업, 무대 워크숍)▲공연프로듀서·매니지먼트 과정▲뮤지컬 배우 전문 과정으로 세분화 돼 운영된다. 각 과정별 강사진의 면모는 화려하다. 뮤지컬 창작과정은 뮤지컬 작가 이희준(대표작 내 마음의 풍금, 공동경비구역 JSA), 박새봄(대표작 인당수사랑가)과 뮤지컬 작곡가 박천휘(대표작 청춘의 십자로, 마라사드), 변희석 음악감독 (대표작 벽을 뚫는 남자,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작곡가 최종윤(대표작 셜록홈즈, 프라미스), 박현숙(대표작 방황하는 별들, 미아 파밀리아), 그리고 연출가 추민주(대표작 빨래), 성종완(대표작 비스티보이즈, 글루미데이)이 전담해 체계적으로 강의한다. 공연프로듀서·매니지먼트 과정은 김희철(충무아트홀 본부장), 유인수(연우무대 대표), 박민선(CJ E&M 본부장), 정소애(신시컴퍼니 기획실장), 홍승희 프로듀서 등 경험이 풍부한 공연기획자들이 강사로 나서며 뮤지컬 배우 전문 과정은 홍세정 안무가와 양주인 음악감독 등이 나서 배우라면 반드시 거쳐야 할 오디션의 테크닉을 지도한다.

충무아카데미 소개

CREDIT

인터뷰어. 김정은
동아일보 문화부 기자